논산에 있는 마음수련원에 1과정은 3층이다. 3층. 엘레베이터도 없고 계단밖에는 없다. 나는 1과정 처음 왔을 때 당장 해외에 1달동안 가도 문제 없을 만큼 크기의 캐리어를 가져왔었는데 도착하자 마자 욕부터 불평이 나왔다. 어떻게 이걸 들고 3층까지 올라가라는거지?? 어쩜 이러케 배려가 없을 수가 라고 궁시렁거리면서 캐리어를 겨우 3층으로 끌어올려놓고 방을 배정받아 들어갔는데, 내가 가져온 큰 캐리어를 놓을 자리도 없었다.

 

당신이 만약 1주일을 예상했다면, 백팩 정도가 딱 알맞을듯 싶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이것도 필요할 것 같고 저것도 없으면 아쉬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나름 수년간의 경험과 고민 끝에 진짜 필요한 것과 진짜 완전 필요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명상으로 계속 마음빼기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짐을 빼는 스킬도 늘었달까. 

 

마음수련 메인센터에 갈때 진짜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 썰을 풀어볼까한다.

 

아, 참고로 나는 30대 여자다. 남자들은 짐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남사친은 정말 양말이랑 속옷 빼고는 짐이 없더라. 부럽  나는 화장품 파우치만 3개였다. 나도 단순하게 살고싶었다. 근데 그게 쉽지 않은게 여자 짐이더라. 참고해서 봐주시길.




진짜 필요한 것

 

1 약간의 현금

세탁기로 세탁할때 500원짜리 동전이 필요하다.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주는 기계는 있으니까 천원짜리도 무방하다. 매점도 있으니까 1만원권, 5만원권이 있다 하더라도 과자 사먹고 남는 지폐를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아무런 현금도 없이 카드만 달랑 들고 오면 곤란하다. 그것도 신용카드만 들고 오면 낭패다. (*_*) 옆사람과 친해져서 돈을 꾸던가 해야 하는데 그 사람도 마음 비워보겠다고 왔는데 초면인 사람한테 돈 빌려주기는 쫌 그럴 거 같다. 아니면 세탁기 빨래는 과감히 포기하고 손빨래를 하거나. (세제는 무료)

 

그리고 현금은 자판기에도 쓸 수 있다. 갑자기 목마를 때가 있다. (개인에 따라 케바케겠지만) 여기 매점은 밤 10시에 잠깐 문을 열고 그 후엔 문을 안 여는데 보통 수련은 밤 12시에 끝난다. 수련이 다 끝나고 정수기 물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하고 싶을 땐 자판기 음료수가 짱이다. 그런데 현금이 없으면 갑자기 되게 슬퍼진다. 

 

2 농협 체크카드 + 아니면 인출수수료 없는 체크카드(a.k.a SC은행 두드림 체크카드)

1번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혹여 현금을 안가져왔더래도 여기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그런데 농협 ATM기계라서 농협 체크카드를 이미 가지고 계신 분들은 축하드리지만, 없는 사람들은 수수료가 자그마치 800원이다. 


세탁기 빨래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고 손빨래를 결심하게 된다. 



그러던 중 나는 타은행 기기에서 현금 인출시에 수수료가 붙지 않는 신박한 체크카드를 발견했으니 바로 SC 두드림 통장 체크카드! 이거 물건이다. 갑자기 광고같은 글이 됐는데 순수한 내 경험이다. 이 체크카드 쓴지는 오래 됐는데 어느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든지 수수료가 0원이다. 쩐다 진짜 사랑한다 SC. 덕분에 아낀 수수료가 셀 수 없다. 꼭 논산 마음수련원에서 뿐만 아니라 장소 안가리고 현금 인출이 필요한 사람에겐 강추.

 

 

3 드라이기

나는 머리숱도 별로 없어서 빨리 머리가 마르는 편인데 반곱슬이어서 자연건조되면 푸들이 된다. 그래서 난 드라이기 없이는 아무데도 못간다 안간다. 최소한 드라이기 바람을 쐬어져야 자연스러운 컬로 변신하기 때문. 젖은 머리로도 수련실에 들어오는 직모의 사람들이 부럽다. 근데 직모여도 여자들은 웬만하면 드라이기 가지고 다닐걸...? 고데기도 갖고 다녔었는데 귀찮아서 드라이기만 들고 다닌다. 소형 여행용 드라이기도 시중에 많이 있으니 작은 것쯤은 필수다. 나는 1박 2일 갈 때도 드라이기 가지고 다닌다. 

 

4 슬리퍼

다른 건 다 못챙겨도 막 신을 수 있는 슬리퍼는 꼭 챙기자. 있는 내내 슬리퍼만 신고 다닌다. 매점에 삼선 슬리퍼를 팔긴 하는데 매번 올 때마다 까먹어서 3천원씩 주고 샀더니 은근 아깝다. 슬리퍼는 밥 먹으러 갈 때도 신고 강의실 갈 때도 신지만 제일 필요한 순간은 샤워할 때다. 발이 젖은 채로 운동화를 신을 때마다 슬리퍼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니 슬리퍼는 꼭 하나 챙겨가자. 

 

5 옷걸이

수련하다보면 별 것도 아닌거가지고 마음이 파르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옷걸이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마음을 빼다 보면 그동안 곱게 가라앉아있던 마음이 없어지는 과정 중에 안 나던 짜증이 나기도 하고 생전 안 내던 화도, 눈물도 많아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룸메가 내 옷걸이 하나 가져가면 그게 또 그렇게 짜증이 난다. 나는 또 1과정 때는 말을 잘 못하고 참고 넘어가는 성격에 따지지도 못하고 다음 수련 시간에 옷걸이에 대한 마음만 버렸다. 

 

마음수련에서는 이런 일들이 생기면 그 마음을 돌아보고 그것에 대한 마음을 버리라고 해서 금스흡느드 감사한 마음으로 그 마음을 버릴 수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다음에 메인센터에 갈 때부터는 옷걸이를 넉넉히 챙기게 되었다. 하나쯤 누가 가져가도 티 안날 정도로. 사실 지금은 옷걸이에 거는게 더 귀찮아서 잘 안챙기지만 처음 갔을 때는 별 것도 아닌거 가지고 토라져서 집에 가고싶어지고 내 방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니, 그런 일을 미리 예방하는 것도 방법.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그 모든 시설들이 내 방처럼 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최소한의 아이템은 처음에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니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자. 족욕기 이런거 말고 옷걸이 하나, 같은.

 

6 상비약

나는 한달에 한 번 먹는 타이레놀 우먼스랑 한방소화제는 꼭 챙겼다. 다른 약은 나에게 별로 효과도 없고 양약소화제는 내 몸하고 안맞았다. 거기 사무실에도 기본적인 종합감기약이나 소화제같은 것도 있지만 몸이랑 안맞을까봐, 약빨이 효과가 없을까봐 걱정이 되서 내가 평소에 먹는 약을 챙겼다. 개인적으로 먹는 약들이 있다면 그런 건 아낌없이 챙기자. 아플 때는 수련이고 뭐고 하기 싫고 집에 가고 싶어진다. 돈도 아까워지고.

 

7 기호식품 (a.k.a. 담배, 커피)

나는 담배는 안 피지만 담배값 못지 않게 테이크아웃 커피값으로 쓰던 사람이었다. 다행히 마음수련원에도 커피하우스라는 곳이 있었다. 카페라테나 카페모카 같은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가끔 도시에 대한 향수가 생길때마다 애용했다. 

 

but 아메리카노같은건 사먹기 아깝다. 블랙커피를 즐겨마시는 분들은 대용량으로 마트에서 구매해서 가져오시는 것도 좋은 방법. 나는 카누 미니사이즈를 하루 3봉 x 7일 = 반올림 30개 정도 가져갔다. 수련하다보면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비몽사몽간에 한나절이 지나는데 그때마다 한잔씩 수혈해줘야 하는 나같은 사람들은 꼭 모두 챙기시길.

 

담배는 매점에 판다. 흡연자가 아니라 담배 종류가 다양한지는 모르겠지만, 취향의 담배는 피는건 가급적 준비해서 오시면 좋을듯.

 

8 생리대 / 남자분들은 패스

팔긴 판다. 근데 아마 다 자기한테 맞는 제품이 있을 텐데 가급적 자기가 평소에 쓰던 걸 챙겨오는 것이 좋다. 그런 거 상관 없는 사람들은 괜찮다. 나는 유기농면제품 아니면 안맞는데 유기농관련 제품 파는 곳도 있어서 무사히 넘어갔던 적도 있다. 하지만 소량으로  팔아서 비싸다. 그래서 난 언젠가부터 인터넷으로 대용량으로 사서 가져온다. 

 

9 내가 좋아하는 간식

뭐 매점에도 왠만한 편의점에서 파는 과자는 다 있다. 빵, 과자, 커피 음료수, 쌍화차, 아이스크림, 아몬드, 등등등등.... 그래도 내가 즐겨먹는 간식은 따로 있을 수 있으니깐. 고구마말랭이, 대추칩 이런 건강한 과자들을 요즘은 선호하던데 개인이 생각했을 때 '이건 없으면 생각날 것 같다' 하는 간식들은 소량씩 챙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 몸만 가도 다 구매는 가능하다. 위의 것들을 챙겨가는 건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없어도 먹고 생활하는 데는 큰 지장 없다. 지장은 없다. 

 


 



꼭 빼야할 물건



정말 중요한 건, 필요없는 것들을 빼고 가는 일이다. 정말 이거 왜 챙겼나 하는 후회일랑 나 혼자 한 것만으로도 족하다. 처음 마음수련하러 가시는 분들은 나같은 후회는 하지 말자. 자, 이제 캐리어에서 빼야 할 물건들을 정리해봤다.



1 청바지

레깅스청바지까지는 입어줄만했다. 아니, 레깅스도 나중에는 다리가 쫄려서 안입게 되고 무릎 나온 츄리닝만 찾게 되는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왜 나는 계속 청바지를 가져가는가. 미스테리다. 그리 이쁜 청바지도 아닌데. 

 

안입는다. 한번도 입은 적이 없다. 진짜 한번은 입을 줄 알았는데 불편해서 안입게 된다. 편한게 최고다. 가부좌 자세로 1시간 이상 버틸 수 없는 옷이다 싶으면 과감하게 빼버리자.

 

 

2 색조화장품 (a.k.a 아이섀도우, 하이빔)

진짜 나한테 화장품은 중요하다. 출퇴근할 때 파우치를 세개나 들고 다니던 나였더랬다.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수정 화장을 해줘야 할지도 모르고 어떤 '비상 사태'가 생길지 모르니까 어느 것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혹시'라는 사태에 대비하려면 모든 아이템이 다 필요하다 진짜. 어떤 걸 빼?? 처음 마음수련 하러 갈 때도 다른 건 다 그렇다 치고 화장품이 늘 문제였다. 뭘 빼지? 

 

근데 다년 간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여기는 혹시나 하는 비상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갑자기 썸남을 만날 일도 없고 급하게 거래처 미팅이 잡힐 일도 없고 오후 3시쯤 '과장님 얼굴빛이 왜그래요'라며 눈치없이 막말하는 후배도 없다.

 

한마디로 예쁘게 보여야 할 이유가 전무한 곳이니 색조화장품따위 캐리어에 얼씬도 못하게 하자. 내가 겨우 겨우 다 빼서 파우치 1개로 압축했을 때 그 안에는 BB크림, 파데, 립글로스정도? 그 마저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외선 크림만 바르게 된다. 아, 자외선 크림은 꼭 챙기자.






마음수련에서 하는 마음빼기 명상이라는게, 간단히 얘기하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회상하는 게 주를 이루다 보니 돌아보면서 많이 울게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러다보니 쌩얼은 차마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나마 바르던 파운데이션조차 한바탕 울고 나면 다 지워진다. 1과정 때 뭣도 모르고 풀화장하고 아이라이너에 마스카라에 색조화장까지 완벽하게 지내던 어느날 목요일 쯤인가 엉엉 울어버렸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서 숙소 가서 다시 클렌징 하면서 말끔히 화장을 지웠더랬다. 뭔가 후련했다. 울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 뭔지 모르게.

 

신기한 건 예전엔 회사다니면서 피부가 퍼석해지고 항상 건조하고 화장도 다 떠서 계속 미스트 뿌리고 덧발라주고 그래야했는데 논산은 공기도 좋고 물도 좋아서 그런지 건조함이 덜하다. 내 피부도 그동안 파운데이션에 뒤덮여서 숨도 못쉬던 게 숨통을 틔우는 기분이었다. 피부 자체도 편안해져서 좋다.

 

얼굴빛이 밝아졌네, 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수련할 때. 내가 봐도 수련 1주일 정도 지나면 얼굴빛이 환해진 게 보인다. 피부과를 아무리 다녀도 뭔가 계속 허덕이던 얼굴 빛이 속부터 훤해진다. 이 맛에 계속 가나 싶기도 하다. 중독성 있다. 표정도 달라진다. 같이 수련하던 옆 사람들의 표정들도 달라지는 모습이 신기하고 잘 웃지 않던 사람이 환하게 미소짓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암튼 얘기가 길었다. 색조화장품을 파우치에 담았다면, 다시 빼서 화장대에 올려놓자. 

 

 

3 책

시간 나면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 안나요,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진짜 바쁘다. 내가 살아온 삶을 책으로 쓴다면 10권은 족히 넘을 것 같은데 그런 내 삶을 돌아보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인생 한 편이 장편 소설인데 그걸 또 반복해서 봐야 한다.

 

내 삶을 보고 또 보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다보면 진짜 내 삶이 보인다. 전지적 시점에서 보인다. 내가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고 엄마 입장으로 나를 볼 수 있게 되고 아빠 입장에서 내가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또 울기도 하고. 

 

그래서 책보다 이게 더 재밌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 만큼 재밌는 게 없다. 그리고 다 지나간 일들이니까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다. 물론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도 이것 보다 재미있는 건 없으니 다른 책은 읽을 시간도 없고 무겁기만 무겁다. 

 

(다시 한번 1과정이 3층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4 DSLR

맘수련 주변이 다 계룡산인데 되게 예쁘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4계절 모두 예쁜 것 같다. 그래서 갈 때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하이엔드급 디카정도면 모르겠지만, DSLR은 오바다. 나처럼 오바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그리고 요즘은 왠만한 폰으로 디카 못지 않는 퀄리티가 나오니까 꼭 담고자 한다면 폰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딱 한번 출사를 나갔던 적이 있다. 오후 6시에 수련이 끝나고 7시 30분까지 쉬는 시간인데 그 틈을 타 주옥같은 경치를 찍어보겠다고 카메라 들고 이리 저리 다녔다. 결론적으로 저녁도 못먹고 수련 끝나고 너무 배가 고파서 밤 12시에 갖고 있던 컵라면 끓여먹었다가 다음날 체해서 오전 내내 누워있었다는 슬픈 사연... 내가 좀 특이한 것 같다

 

그때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아쉬운 마음에 올려봄


맨날 이렇게 하늘이 예뻤다_DSLR충동하는날씨_논산마음수련원.jpg




5 필기구, 노트

처음엔 여기서 얘기해주는 방법을 자세히 적어갔다. 강의 시간에 얘기하는 것들을 다 적어서 나중에 집에 가서 혼자 밤에 자기 전에 해봐야지 마음 먹었었다. 처음엔 누구나 그런 꿈을 꾼다. 내가 나 스스로 할 수 있을거라는. 나처럼 10분도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면 진작에 읽었던 무수한 자기계발서에서 얘기하는 대로 이미 살고 있어야 했다. 말이 쉽다. '조금만 힘들면 안하게 되는'게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노트 필기는 하지 않는다. 사실 빼기하는데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방법같은 경우도 1주일동안 반복해서 하다보면 저절로 외워진다. 궂이 안 적어도. 그 밖에는 적어야 할 것들도 별로 없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도 이어서 명상을 하고 싶다면 지역센터에 등록해야 될 일이었다. 기왕 할려면 혼자 하지말고 센터가시길. 내 경험상 그게 제일 효율적이다. 헬스 다닐 때만 해도 혼자 할때랑 전문 트레이너가 해줄 때랑은 한 달만 지나봐도 몸 모양이 달라진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기왕 할려면 전문가한테 도움을 받자.

 

 

 

 

번외편- 장기체류자를 위한 팁

 

1 앞머리 자르는 가위

다x소에서 천원 주고 샀다. 앞머리가 2주일만 지나도 눈을 찔러서 10년 전부터 혼자 잘라오고 있다. 앞머리 전문가가 된 것만 같다. (내 머리에 특화됨) 나처럼 앞머리 커트 기술 보유자들은 이런 가위 하나쯤은 가져오면 비용도 절약하고 좋다. 미용실이 있긴 하지만 매번 가는 것도 귀찮고 비용도 드니깐. 단 머리 자르고 뒷 정리는 깔끔하게 하자. 룸메를 배려하자.

 

2 수납함

기본적인 수납함이 있으면 편하다. 개인 사물함이 있지만 정리정돈을 좀 하면서 살고 싶다면, 칸 있는 수납함같은거 좋다. 난 이게 특히 좋더라. 옷걸이쪽에 거는거. 

 

 옷장 수납함 이라고 검색해서 최저가로 구매해오자


 



번외편- 1과정

 

1 손목시계

핸드폰을 걷는 유일한 과정이 1과정이다. 의무사항이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핸드폰을 1주일동안 안보는 것은 강력 추천사항이다. 2과정부터 핸드폰을 쓸 수 있지만 왠만해서는 안보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수련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카톡을 수시로 확인하고 게임을 하거나 타임킬링용으로 보는 등인데 가급적 내 마음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려고 했다.

 

큰 마음 먹고 명상하러 간건데, 평소처럼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싫었다. 아침에 눈떠서 보고 지하철에서도 보고 퇴근할 때 버스에서도 보고 친구 만날 때는 친구 얼굴보다 페북을 더 본다. 계속 나는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붙잡고 있었다. 그런 것에서라도 잠시 멀어지고 싶었다. 

 

나름 혼자 '스마트폰 쉬어주기 프로젝트'를 했더랬다. 근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사람에게 카톡이 왔을까? 페북에 뭐 올라왔을까? 드라마도 보고 싶고? 끝도 없었지만 다행히 수련을 하면서 버릴 수 있었고 계속 버리다 보니까 그런 생각들도 점차 덜 났다.

 

그래서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게 손목시계였다. 가져올걸 하고 후회했던 아이템 중 하나. 강의실에도 시계는 있고 식당에도 있어서 시간을 놓칠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간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을 켰다가 나도 모르게 1시간째 붙잡고 있고 싶지 않다면, 꼭 추천한다.

 

 

 


번외편- 내가 아는 지인들의 추천템


더 풍부한 소스를 얻고자, 평소에 메인센터에서 같이 수련하곤 했었던 지인들을 모아 단체카톡방을 만들었다. 너희들은 뭐가 필수품이니?

 


"속옷, 츄리닝, 양말, 끝." - 이ㅇㅇ, 남, 29세

역시.

 

"텀블러 필요하지 않나? 겨울에는 무릎담요도 필요하고. 날씨 쌀쌀할땐 가디건도 엄청 잘 입었어. 코트는 애매하고" - 김ㅇㅇ, 여, 31세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에겐 꿀팁

 

"수건! 세면도구는 잘 챙기는데... 수건을 좀 까먹기도 하더라구... 흐흐" - 박ㅇㅇ, 여, 27세

나도 세수하고 나서 옷으로 얼굴 닦은 적 있어..(주륵)

 

"울 때 휴지. 화장실 휴지 넘 거칠어. 부드러운 휴지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ㅇㅇ, 남, 35세

음?

 

"손톱깍이~ 이거 메인 준비물로 넣어줘~~ 진짜 엄청 필요한데 잘 안챙기거든~~~"  -문ㅇㅇ, 여, 32세

미안. 수정하기 귀찮아서. 대신 볼드처리했엉. 장기체류자는 필수!

 

"작은 가방이나 에코백 있으면 좋지. 여자들은 립밥, 핸드폰, 현금같은거 들고다닐만한 조그만 가방 있어야되." -정ㅇㅇ, 여, 36세

맞는 말씀.

 

"호피무늬 상하의 츄리닝세트. 취향 존중해줘." - 김ㅇㅇ, 여, 21세

..응

 

 

마지막, TIP OF TIP

배낭 여행 가본 적 있는가? 아님 수학여행이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뭘 안가져가서 불편했다는 기억보다는 다른 기억들이 더 오래 남아 있다. 

'여행 참 즐거웠다.'

'만났던 사람들이 좋았다.'

'설레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옆에서 싱거운 드립쳐주는 친구의 유머 한마디에 피로가 눈녹듯 녹았고, 함께 해주는 주변 모든 사람들이 있어서 고마웠다. 새로운 경험에 가슴이 설렜다.

 

그러니, 캐리어 가득 짐을 챙기는 이유와 본질을 잊지 말자.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위해 가는 건데 가기 전부터 걱정하고 불안해하지 말자. 마음을 비우자. 어떤 여행이 될 지는 나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린 거니까. (그리고 왠만한 건 진짜 다 구할 수 있다. 진짜다. 치즈케익이 너무 먹고싶어서 코x트코 치즈케익 매주 먹은 적도 있다)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 마음수련원에 건의사항

1과정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중에 저처럼 건장해보이는 키 큰 여자들 짐도 들어주세요. 짐 들어주시는 도우미분들이 너무 바쁘셔서 절 못본건지...(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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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행자 2016.04.13 14:45
  • 인천앞바다 2016.04.27 14:2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거 진짜 꿀팁인듯! 재밋게 잘읽었어요ㅋㅋ
    근데 딴지는 아니지만 카누 하루3봉 × 7일을 반올림하면 20개라는 생각을 한사람은 저 뿐인가요? ㅋㅋ

    • Grace행자 2016.04.29 11:04 신고 EDIT/DEL

      감사합니다. 그르고보니 올림해서 30개네요. 우쨌든 다다익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