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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s 하루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큰 감사함이 될 수 있다


01. 필요한 책이 있어 오랫만에 어렵게 도서관을 찾았다.
퇴근 후 늦은 시간에 가야했기에 마감 시간이 다 되어서야
도서관에 입장을 해버린 거였다ㅠ
마감 시간에 철저한 도서관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 이래서는 책도 못빌리고 헛걸음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거였다.

02. '에라 모르겠다 되든 안되든 책 한번 가져와보자'
하는 마음으로 3층에 뛰어올라가 책 한권을 초고속으로 집어왔다.
1층으로 내려오는 동안엔 이미 마감시간이 다 끝나버려
불도 다 꺼진 뒤였다. 헉;;

도서관 사서 인턴: 책 대출 하시려구요?
나: 네
도서관 사서 인턴: 이미 마감되어서 오늘은 안되세요.
나: (예상은 했지만 실망에 가득차서) 아.. 안되나요ㅠ
도서관 사서 인턴: 네 저희 컴퓨터도 다 꺼져서요.

그 때, 도서관 사서 팀장님 정도로 보이시는 분이 나티나셔서
"대출이라고? 해줘. 우리가 조금만 늦게 가지뭐."
하시는 거였다.
나: 감사합니다 ㅠㅠ

컴퓨터를 다시 켜는 수고까지 해 주신 덕분에
다시 도서관에 언제 발걸음할 수 있을지도 모르던 내가
그토록 원하던 책 한권을 빌릴 수 있었다.

03. 생각해보면 내가 조금만 희생하면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지켜줄 수 있는데도
난 그저 단순히 내 입장만 생각하고 내 편의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던가.
그것이 규율이고 약속에 의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컴퓨터를 다시 켜는 3분의 수고로
누군가는 1시간을 더 걸려서 다시 와야하는 수고를
덜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작은 배려가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주신 사서님,
고맙습니다.